매머드 사로잡는 법
나는 어느 해 봄, 털이 긴 매머드가 살고 있는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매머드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아서 사냥꾼들은 매머드를 잡으려고 나무로 만든 높은 탑을 곳곳에 세워놓았습니다. 옛날에는 매머드 고기를 먹기 위해서 사냥했지만 그즈음에는 공업용으로도 쓸모가 있고 또 애완동물로도 인기가 높아져서 힘들더라도 산 채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매머드를 사로잡는 법은 간단합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매머드를 한 마리씩 탑 아래로 꾀어와 적당한 크기의 돌을 알맞은 높이에서 그 돌대가리 위에 떨어뜨리는 겁니다. 이렇게 기절시킨 매머드를 끌어다가 얼음덩어리와 신선한 풀이 있는 울타리 안에 가둬 두면 얼마 안 가서 매머드의 상처받은 마음은 아물게 됩니다.
그런대로 성공적이었지만 이 방법에는 두 가지 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거운 돌을 알맞은 높이까지 끌어올리는 것인데 항우나 임꺽정 같은 장사라도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두번째 문제는 돌에 맞은 매머드가 기절하지 않고 탑으로 돌진해 온다면 사냥꾼이 땅으로 떨어지거나 탑이 몹시 파손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나는 잠시 생각한 후, 이 두 문제는 나무탑 대신에 흙비탈길을 만들면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나를 초청한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다단한 비탈길이면 매머드가 부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돌을 수직으로 끌어올릴 때보다 훨씬 작은 힘으로 알맞은 높이까지 천천히 굴려 올리면 되기 때문입니다.
나의 해결책이 너무 간단해서 사람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뒤 그들이 "탑은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어오길래 나는 또 잠시 생각을 한 다음 아래쪽은 상점을 만들고 위쪽은 고급 아파트를 만들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빗면의 원리
물리 법칙에 따르면 매머드를 기절시키는 돌같은 물체를 어느 높이까지 끌어올리려면 일정한 양의 일을 해야 하는데, 이때 일의 양을 줄이는 방법은 없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비탈길을 이용하는 것은 일의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법을 바꾸어 일을 쉽게 하는 것이다.
일을 하는 데는 두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하나는 사용하는 힘이며 다른 하나는 그 힘에 의해 물체를 움직인 거리다. 만일 힘을 증가시키면 거리는 줄어들고 거꾸로 힘을 감소시키면 거리는 늘어난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면 이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 힘은 들지만 걷는 거리는 단축된다. 그러나 약간 비탈진 길을 올라가면 힘은 덜 들지만 걷는 거리는 늘어난다. 두 경우 모두 일의 양은 같으며 그 크기는 힘에 거리를 곱한 값이다.
만일 거리가 늘어나면 그만큼 힘이 적게 든다. 이것이 많은 기계에 적용되는 기본 법칙이며 비탈길을 이용하는 이유다. 즉 비탈길은 움직이는 거리가 길어서 물체를 밀어 올리는 데 힘이 적게 드는 것이다.
비탈길은 빗면의 한 예인데 빗면의 원리는 옛날부터 이용되어 왔다. 이집트 사람들은 비탈길을 이용하여 피라미드와 신전을 만들었다. 그 후로 빗면은 여러 곳에 사용되었다. 자물쇠나 도끼, 쟁기나 지퍼도 빗면을 이용한 도구이며 나사를 이용한 많은 기계도 빗면의 원리에 의해 작동된다.
쐐기
빗면의 원리를 이용하는 기계에서는 대부분 그것이 쐐기의 꼴로 나타난다. 문을 열어둘 때 문 밑에 꽂는 쐐기가 간단한 예인데 날카로운 끝을 문 아래에 밀어 넣으면 꽉 물려서 문을 고정시킨다.
쐐기는 움직이는 빗면이다. 물체가 빗면 위로 움직이는 대신 빗면 자체가 움직여 물체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그 결과 물체가 움직인 거리는 빗면이 움직인 거리보다 짧지만 물체는 빗면을 움직일 때의 힘보다 큰 힘으로 들어 올려진다.
문에 쓰이는 쐐기의 경우 쐐기를 문 아래로 밀어 넣으면 문도 역시 쐐기를 바닥으로 세게 밀게 된다. 이때 바닥과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에 쐐기가 문과 바닥 사이에 꽉 맞물려서 문은 열린 채로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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